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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호(10)회원 별세
관리자
2007-08-27
16,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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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체육계의 큰 별인 조상호 전 체육부 장관이 25일 오전 3시 별세했다. 81세. 평소 잔병치레도 하지 않을 정도로 건강 관리를 잘했기에 갑작스러운 그의 타계 소식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조 전 장관은 19일 평소처럼 새벽 운동을 하다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입원 치료를 받아왔지만 뇌출혈이 심해 끝내 숨을 거뒀다.
고인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함께 1988년 서울올림픽을 유치한 주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79년 제10대 국회의원이 되면서 대한체육회 부회장에 오른 고인은 80년 7월 대한체육회장(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겸임)을 맡았다. 뛰어난 영어 실력과 외교력을 바탕으로 81년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일본 나고야를 제치고 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고인은 평소 지인들에게 “청와대 의전수석비서관, 주 이탈리아 대사, 국회의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쌓은 다양한 외교활동 경험과 국제 인맥이 올림픽 유치에 큰 밑거름이 됐다”고 말하곤 했다.
고인은 이듬해에 86년 아시안게임도 유치하자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위원장과 서울올림픽 조직위 사무총장까지 겸임했다. 87년에는 체육부 장관에 올라 대한민국 사상 최대의 스포츠 행사인 서울올림픽을 훌륭히 치러냈다. 96년부터는 2002 한·일 월드컵축구 조직위 집행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런 공로로 국민훈장 무궁화장과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았으며 서울올림픽에서 동서 화합에 기여한 공로로 89년 IOC 훈장을 받기도 했다.
고인은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최근까지 국민생활체육협의회 상임고문으로 생활체육 발전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박세직(74) 재향군인회장은 “내가 체육부 장관으로 있던 86년 IOC 위원을 추천하게 되면서 김운용씨와 고인이 물망에 오르자 고인은 ‘나보다 김운용씨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겸양지덕을 보였다”고 소개하고 “체육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고 항상 대의를 중시했던 분”이라고 평가했다.
58년 조선대를 졸업한 고인은 61년 5·16 직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의전비서관이 된 이후 14년간 의전을 책임졌으며 수많은 정상회담에서 통역을 맡을 정도로 영어 실력이 출중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29일 오전 8시 대한체육회장으로 치러진다. 유해는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유순임 여사와 1남4녀가 있으며 큰 사위가 신승남 전 검찰총장이다. 3010-2631.
정제원 기자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