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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세미나 -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
관리자 2014-01-13 259

정책세미나/복지와 재정 어떻게 할것인가(2013.12.20)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前 보건복지부 장관)


국민연금 현황과 복지 재원 조달 방안


국민연금 제도관리와 기금운용 현황

저는 2013년 5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부임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정규직 직원 5,000명, 비정규 직원 1,000명, 콜센터 직원을 포함 아웃소싱 직원 1,000명 등 도합 7,000여명의 직원이 종사하는 그리고 420조원에 달하는 기금을 관리하는 큰 조직입니다.
국민연금은 1973년 법제화 되었지만, 그 당시 오일쇼크 등으로 시행되지 못하다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결단으로 1984년 법 제정이 시작되어 1988년 시행되었으며 1999년에는 도시지역 자영자까지 확대되었습니다. 국민연금의 2차 개혁은 김대중 전 대통령 취임이후 보험료율을 3%에서 6%로 올렸고, 현재는 9%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수급 연령도 60세에서 단계적으로 상향시키는 것으로 개선하였으며 소득대체율은 종전의 60%에서 2028년까지 40%로 하향 조정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기초연금은 1996년 김영삼 전 대통령 때 국민연금제도개선기획단에서 연금 개혁안을 마련해 그때 ‘기초연금’이란 단어가 처음 나왔습니다. 기초적인 연금을 바탕에 깔고 소득에 비례하는 연금을 더하는 방안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그 이후 한나라당에서는 국민연금제도개선기획단의 안을 수용해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제시했으며 열린우리당에서는 유시민 전 장관 재임 시에 초기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되 국민연금 급여율을 40%로 낮추고, 9% 보험료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타협안으로 기초노령연금을 추가로 도입하는 안을 만들었습니다.
최근 국민의 복지와 관련해서 기초연금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습니다. 국민연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행 방식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새로운 개혁을 하느냐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현재 국민연금제도 안에는 기초연금적 요소인 균등부분(A값)과 소득비례적 부분(B값)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연계하여 기초연금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이에 대해 각계의 다양한 의견들이 표출 된 바 있습니다.
금번 정부가 제정?공포한 기초연금법은 현세대의 노인빈곤문제를 해결하면서 정책의 지속가능성과 미래세대의 조세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설계된 최적의 방안 중에 하나라 판단됩니다.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은 초기에는 누적되는 기금의 관리 측면에서 주로 국채에 투자를 하였고, 일부 재원이 공공자금으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1997년 외환위기가 발발했을 때 세계은행에서는 국민연금 기금의 관리주체와 관리방법의 변경을 권고하였고, 우리 정부가 이를 받아들여 지금의 모습으로 기금운용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1999년부터 기금운용본부를 만들어 기금 이사를 두고 운용을 해왔습니다. 2013년 10월말 현재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은 420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국내뿐만 아니라 뉴욕, 런던 사무소까지 개설하여 그 외연을 넓혀 수익률 제고와 안정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민연금 가입자는 2,680만 명이고, 사업장, 지역, 임의가입자(주부) 등까지 합한 숫자입니다. 현재 2013년 9월말 기준 수급자는 341만 명이고 수령액 최고 금액은 월 166만원이고, 평균 지급액은 월 48만원입니다.
1988년 도입 이래 26년간 가입자가 납부한 금액은 도합 325조원이고 기금운용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185조원으로 전체 조성액은 510조원입니다. 전체 조성액의 36%를 운용수익으로 쌓은 것입니다. 그간 연금지급액과 관리비가 90조원 발생하여 현재 420조원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기금 투자를 분류해 보면 과거에는 국내 채권에 약 80%, 국내 주식에 10% 등 주로 국내 채권 위주로 투자해 왔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4~5년 후에는 이 방식을 바꿔 국내 채권 50% 미만, 국내 주식 20% 이상, 해외 증권 20%, 대체투자 10% 이상 등 투자 다변화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현재 기금 운용 직원이 고작 210명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5년간 평균 수익률은 6%로 세계 유수 연기금과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입니다. 금년도 수익률은 약 4%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경제의 부침에 따른 현상으로 보여집니다. 공단에서도 최선을 다해 노력 중이고 저 역시 직원들에게 많은 독려를 하고 있습니다.

“복지비용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가 선결 과제
최근 불거진 복지 논쟁을 보면서 두 가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복지가 국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것은 사실이나 그 위에 국가 방위와 법질서 유지가 국가의 더 고유하고 중요한 역할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 두 가지 역할 보다 복지가 앞서서 있을 수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복지정책을 포함해 모든 국가정책에는 반드시 비용이 들고 그것은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고 증세가 이루어지지 않고는 혜택이 있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재원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는 현실의 여러 가지 복지 논쟁은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됩니다.
최근 우리 사회의 복지에 대한 논쟁에 있어서 기초연금, 보육과 교육, 학자금 등 여러 가지 복지 논쟁의 뒤에는 이념의 대립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논쟁의 초점이 틀리고 다르고가 아니라, 복지 논쟁 자체가 실제로 이념 논쟁입니다. 본질이 이념논쟁인 것을 정책 중심으로 논의하니까 논의가 진전이 안 된다고 봅니다.
스웨덴은 사민주의(좌파) 국가로 공동체를 중시합니다. 진보냐 보수냐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주체든 객체든 공동체를 강조하면 진보나 좌파고 개인을 강조하면 보수나 우파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스웨덴은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는 국가입니다. 조세 등 국민부담율이 60%정도입니다. 이에 비해 우리의 국민부담율은 고작 27∼28% 정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국민들이 스웨덴의 복지를 원하면서 국민의 부담율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스웨덴은 전 근로자의 1/3정도가 국가공무원인 정도로 공동체를 강조하는 나라입니다. 과연 그런 나라들이 이상적인 사회냐고 저는 반문하고 싶습니다. 근로자의 1/3이 공무원인 나라에 저는 살고 싶지 않습니다. 북구의 복지국가들도 복지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유럽의 복지 국가들은 우리보다 먼저 경제 위기를 여러 번 맞았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경제정책과 복지정책이 조화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스웨덴도 1992년에 경제위기를 겪었고 우리는 그 뒤 1997년에 경제 위기를 겪었습니다. 우리가 장기적으로 원하는 복지국가는 북구식 형태가 아니라고 봅니다.
복지를 잘 하려면 국민 개개인의 소득과 재산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선결되어야 합니다. 일전에 한 조찬 모임에서 한국장학재단 이사장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한국장학재단도 연간 수조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장학생 선발 기준과 지급액 차등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를 물었더니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로 선발 기준을 결정한다는 것을 듣고 많이 놀랐습니다. 사실 국민 개개인의 재산과 소득 파악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해서는 안 되고 국세청이 해야 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국세청은 유일하게 개인의 재산과 소득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국세청은 그렇지 못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건국 된지 약 68년이 되었는데, 국세청은 아직 소득과 재산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든 정책은 관련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지느냐에 따라 그 정책의 성공여부가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복지정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소득과 재산을 파악해야 하는데, 그것이 안 되어 있는 실정이므로 수많은 복지 정책이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많은 인력을 투입해서 국민의 소득과 재산을 잘 파악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이런 인프라 토대 위에서 정책을 시행해야 그 효과가 제대로 나타납니다.
최근 복지 수요의 이면에는 우리 사회의 변화 추이도 한 몫 한다고 보여 집니다. 바로 고령화 문제입니다. 해방 때만 해도 평균 연령이 50대 안팎 이었는데, 지금은 평균수명이 85세입니다. 68년이란 기간 동안 무려 평균 수명이 35년이나 증가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큰 변화입니까? 이런 사회적인 변화 현상을 우리의 의식이나 제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것은 앞으로 굉장히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특히 고령화와 함께 저출산 문제는 앞으로 큰 사회적인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런 사회적인 변화와 복지 확대와 함께 재원 마련이 절실한 실정입니다. 실제 2012년도 대선공약에서 새누리당은 5년간 복지재정을 135조원으로 산출했고 세출 절감 60%, 세입 확대 40%로 재원을 조달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민주당은 5년간 192조원이 필요하며 이는 조세부담률을 기존 19.5%에다 2%를 더해 5년간 21.5%로 인상하여 조달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현재의 복지예산이 100조원인데 이는 GDP의 7.2%입니다. 이를 선진국 수준인 20%∼30%와 비교해 볼 때 지금보다 2배 이상이 더 증가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이러한 복지재원 조달 방안이 종합적으로 면밀히 검토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단편적으로 검토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재원조달 방법에는 크게 다섯 가지 방법이 있고 세부적으로 열여섯 가지 방법이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차입(국공채 발행) 둘째, 조세부담 증대(기존 조세 세원 확대, 새로운 세목 신설, 조세 지출(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셋째, 기존 세출에서 다른 용도 지출 삭감(세출 구조조정, 공공자금 활용, 예산밖 자금 제도내로 흡수, 효율적 재정 운영, 제정투융자 관련 자금 자체 조달로 재정의존 감축, 민간부문과 지방정부 기능 확대, 세출 예산 동결)  넷째, 공기업 및 정부 보유 자산 매각(공기업 및 정부 서비스 민영화, 정부 보유 자산의 매각) 다섯째, 사회보험료 인상(수익자 부담 확대, 사회보험료 인상)입니다. 이중 밑줄 친 것은 중장기적으로 활용 가능한 대안이라고 봅니다.
복지재원을 조달하는데 위의 열여섯 가지의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중 한 두 가지 만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 가운데 세출예산 동결은 좋은 방법입니다. 3년만 세출예산을 동결하면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으며 복지재원도 쉽게 조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난 68년 역사 동안 예산 동결은 단 한 차례 있었습니다. 바로 1984년 전두환 대통령 때 세출 예산을 동결해 정부 쓰임새의 낭비를 줄인 것이었습니다. 당시 세출동결로 안정화 정책이 성공을 했고 경제가 다시 살아났습니다.
국민연금보험료 인상과 관련해서도 우리는 현재 9%의 부담률을 지고 있지만 OECD는 소득 대비 부담률이 평균 20%에 이릅니다. 또한 현재 국민건강보험 지원으로 국고가 6조원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자동차보험처럼 수익자 부담 확대 방식을 취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건강보험은 부자가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사람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방식으로 하면 국고 부담을 현저히 줄일 수 있을 것인데, 이런 인식이 없기 때문에 쓸데없이 국민 부담만 증가한다고 봅니다. 다만 의료보호대상자에 대해서는 전액 국고 지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국가재정은 현재 일반회계?특별회계, 기금, 조세지출, 정치적 정책공약?공공기관 예산?BTL 등 4개로 분리된 주머니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데 하나로 묶어 통합적으로 운용해야 효율적이라고 봅니다. 국가재정법으로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개선의 여지가 많습니다. 특히 디지털 예산회계시스템의 지향점은 4개 주머니 정보를 체계화 하는 것입니다.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도 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수자원공사가 문제가 되는데, 수자원공사 입장에서 보면 억울할 겁니다. 지난 정부에서 4대강 국책사업을 강제로 맡기지 않았습니까? 이는 무엇을 말해 줍니까? 정책 시행 처음부터 정책 논의를 제대로 해야 하고 국가 돈이 어디에 쓰이냐, 이를 누가 부담하느냐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국회에 제의합니다. 국회에 초당적으로 가칭 ‘국가전략협의회’와 ‘장기재정복지위원회’라는 두 기구를 설치하기를 권고합니다. 국가전략협의회에서는 국가 장기 전략에 대해 최고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국회에서 여야가 국가의 장기 핵심전략을 논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의 참여하에 국회의장이 위원장을 맡고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간사를 맡아 책임감 있게 지속적이고 초당적으로 국가 장기발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장기재정복지위원회에서는 재정과 복지에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하느냐는 중요한 이슈들을 초당적으로 논의하는 것입니다. 어느 한 당은 증세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다른 당이 증세 문제를 먼저 꺼낸다는 것은 어려운 것 아닙니까? 조세 부담률 증가에 대하여 여야가 같이 의논해서 매년 1%씩 5년간 5%를 증액한다고 여야가 공동 합의하면 종합적 검토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일단 증세 방안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루어지면 복지나 여타 국가정책에 대한 논의가 훨씬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장기재정복지위원회는 국회예산정책처를 사무국으로 하여 운영될 수 있을 것입니다.